2016/03/16 연인산에서부터 명지산까지 약 16km를 걷다.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곳 "연인산"? 이루어지는곳이 아닌 소망하는 마음들이 더 간절한것 같다.
귀목리에서 11.00 출발 1시간40 여분만에 연인산 정상에 올랐다.
흐림도 아닌 애매한 날씨는 조망마저 빼앗아가고.. 길은 질퍽거림에 등산화는 온통 흑범벅이다.
반대로 그늘진곳은 낙엽속에 숨은 얼음판이 발목을 잡는다.
어찌됐건 저 멀리 보이는 명지산 까지는 아득하고,
목적지를 향한 가파른 내림은
그 만큼 올라야한다는 부담이 다가온다.
아직 녹여 버리지 못한 하얀 눈밭은
피로와 함께 더욱더 발길을 잡는다.
꼭 사람 귀처럼 생긴 고목을 지나.
벌거벗은 나무들의 도열속에
지루하게 걷다 못해
홀로가는 고독감 마저 찾아든다.
그래도 시원한 바람속에 젖은땀 식히며, 그 여린소리 귀 기울이며 가슴속에 담아본다.
얼마쯤 정신없이 갔을까?
앞서가던 일행의 꼬리를 잡아본다.
오늘 연인은 만들지 못하더라도 귀한 봄꽃이라도 만날까 무거운 카메라 메고 왔건만..
보이는건 온통 벌거벗은 나무들뿐이고,
왜 이렇게 헐덕이며 달려야 할까? 하는 의문점이 송곳처럼 날을 세운다.
그렇게 그렇게 해서 겨우 명지3봉에 다다르고,
그저 숨 고르기와 땀 닦아내기 바쁜시간이다.
그래도 사방180도 돌며 랜즈에 담아본다.
예상컨데 하산이 많이 늦어질듯 발걸음 서둘러 보지만, 멀리 명지산 정상을 두고 자꾸만 미끄러진다.
마음은 이미 앞서가는듯... 정상을 망원으로 당겨보니 하얀 표지석이 보이고,
화악산 정상도 한번 당겨보고,
이미 선두는 도착한듯 어른 거리더니 이내 사라졌다.
16.50분 명지산 1267m 정상도착 연인산 들머리로 부터 꼭 5시간50분이다.
멀리 화악산이 보이고
뒷켠에 연인산에서 걸어온 능선의 좌측.
그리고 우측 연인산부터 지금까지 밟고 걸어온 능선들이 아득하게 보인다.
뉘엇뉘엇 해는 지고..익근리로 지루하고 지루한 하산길.........이번엔 자갈밭에 미끌어지고 주저앉아 내몸이 내몸아닌듯 하다.
한겨울 주인없는 빈둥지를 바라보며...........
19.00도착 8시간의산행의 상황을 종료한다.
걸은것 외는 남는것이 없던날.. 그저 온몸이 말을 듣지 않을정도 힘든 여정이었다.
아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