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3/9 양구 봉화산에 오르다
11:20 적당한 날씨에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속에 석현리 선착장을 들머리로
소양강을 끼고 돌며 오름을 재촉한다.
푹신한 낙엽길은 발걸음을 한층 가볍운 가운데
긴 나목들의 터널을 벗어나 막바지 능선에 올라 산아래 펼쳐진 풍경들을 접수 하고
오늘의 목적지 봉화산 봉수대도 시야에 들어온다.
알몸을 드러내듯.먼산들은 갈비대를 내 보이고, 그 모습 행여나 부끄러울새라 ,
잎떨군 나목들의 도열로 푹 감싸안고 있다.
그 뒤편엔 양구 시내가 자리하고 하늘엔 하얀구름 바람에 실려간다.
하나같이 뜬구름과 같은것 인것을..... 오늘도 쓸데없는 집착 가득안고 허걱거리는 내모습이.
주인없는 빈둥지 모양, 그저 허허탄식일 따름이다.
저 멀리 있는것은 분명 희망일진대,
왜 우린 작은것들에 집착하고, 사소 한것에 마음을 빼앗길까?
늘 경계하는것이지만, 욕심과 바램은 모든 괴로움의 근원임을 자각하고, 먼 산의 마루금처럼 초연해지기로 다짐해본다.
봉화산 봉화대.......
오른쪽 비탈에 홀로선 나무가 유난히 맘에 들어온다.
물어도 대답이 없겠지만,
너는 누구이기에 홀로서서 저 아래를 굽어보고 있느냐?
그리운 님이 살더냐?
못다한 한이 있더냐?
아무리 둘러보고,
불러봐도,
그저 침묵속에 묻혀갈 뿐이다.
오늘 따라 하늘에 퍼진 하얀 흰구름
어쩜 내가 갖추어야할 덕목이 아닌가 싶다.
고통은 그냥 고통이 아니다.
성숙하기 위한 또 하나의 은총이다................!
이 나무가 이처럼 아름답게 되기 까지는 수많은 고통을 감내했듯이.....
구름의 그림자가 산을 덮는 가운데,
올랐으면 내려가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자연의 법칙이 따른다
이 처럼
우리도 내려놓는 연습을 더 많이 해야할듯 하다.
아름다운 모습들의 환송을 받으며.
날머리 국토중앙천문대가 내려다 보이는것이.
거의 다다름을 알수 있듯..
나도 어디쯤 와 있을까? 자문해보며 지나온 길들의 흔적을 바라본다.
고요한 숲속에 빛나는 나목들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꿈꾼다.
국토정중앙 휘모리탑
하늘은 장막이 가리우듯. 구름사이로 마지막 빛을 쏟아내고,
빈껍데기로 남은 결과물을 바라보며,,
조금전 지나온 봉화산 정상 올려다본다.
이렇게.... 이렇게....
또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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