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9/09 시각장애인산행(여성봉,오봉,도봉산역)
한시간일찍나와 불광동에서 출발하는 본진을 기다리며 들머리 송추입구에서 주위를 살펴봤다.
헤세의 정원에는 가을햇살속에 능소화가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듯하고...
일전에 머물렀던 추억들을 평가하며 떨어지는 낙수물에 기억들을 부셔버린다.
누가 뭐래도 계절의 시계는 기후변화의 오차속에 버벅거리기는 해도 정확하게 돌아가는듯 하다.
눈돌리니 작은풀씨하나라도 소중하지 않은것없고 예쁘지 않은것없다.
비움으로서 얻어지는 행복이라고나 할까?
잔지가 아닌 차디찬 콘크리트벽너머 얼굴내미는 꽃들도 예쁘다.
부지런한자들 이가을 가기전 걷어들이기에 바쁘고..
어미등을 타고 노는 강지들처럼,,, 무궁화꽃에 작은 나팔꽃들 앙징맞게 올라탄다.
고개들어 크게 불어봐야 떨림은 별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내 눈에 띄어 행복하다..
힘들었는지 지쳐 고개숙인 너의 모습이 애처로울뿐이다. 그래도 슬퍼하지 마렴,,
누구나 또 다른날을 기약하며 너처럼 돌아간단다.
이렇게 둘이 노래할 날들을 기약하며..................
울타리밑에 숨어 익어가는 너를 찾았건만 , 차마 ~아직은 여려서 딸수가 없구나.
오랜 기다림끝에 본진과 합류하고.
모두가 반가운 얼굴이건만...
꽃병에 꼭 없어도될 꽃한송이가 늘 전체를 망치는 형상이다.
아직 그것조차도 예쁘게 바라보지못하는 나를 탓하며 그저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렇게 그렇게 여성봉을 지나.
오봉이 손에 잡힐듯 가까워지고
잡고, 끌고...
구슬땀을 흘리며.
오봉에 이른다.
솔이끼 넘들....
잘있었냐? 옹기종기 모여 분위기 좋아 보인다..........~!
사람도 그러하듯...보이지 않는 세상속에서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모든것 놓아버린듯한 이 삶에 평온을 느끼며.............
나의 불만은 늘 사치임을 깨닫는다.
내림길에 오후빛이 계곡에 쏟아내고 있다.
도상거리 대략 9km 6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진정 비워내는 삶을 노력하며 오늘 하루도 쉼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