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대청봉에 태극기 휘날리다.

벌거벗은나무 2017. 3. 3. 18:52

3/1  삼일절 98주년 기념 대청봉을 오르다.

이틀전부터 심한감기로 망설임끝에 약속은 약속이라, 죽지않을만큼은 되어 새벽에 집을 나선다.

09.30 분 한계령에도착




마지막 산행채비를 점검하고 등반을 시작한다.




내일부터 경방기간이라 산객이 많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산한 풍경은 시간이 일러서만은 아닌듯 하다.




올해는 유난히 눈이 인색했던 한해가 아니었나 싶을정도로 눈은 별로이며, 좌측에 귀대기청을 바라보니 잔설을 안고 있으며,




양지 바른곳에 거의 눈은 보이지 않을정도다.




서북능선의 삼거리를 돌아 대청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날씨는 예보처럼 흐림속에 햇님은 잿빛속에 숨박꼭질을 하고




깊고 그윽한 설악은 잔설로 그 명암을 달리하고 있다.




고도를 오를수록 잔설의 높이는 더해가고




내려다보는 풍경은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한다.




늘 느끼는것이지만




이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인위적도 아니요




그렇다고 사람의 욕심으로 이루어지는것도 아니다.




오로지 하나의 섭리에의해 만들어지고 또 흘러갈뿐이다.




넓게보고 크게 생각하라는 말이 있듯이..




산에 올라바라보며 생각하면,  우리는 언제나 좁은 울타리에 갇혀서 늘~ 싸움질이다.




그 사소한것들을 버리지 않고는




이렇게 큰 것을 품을수 없음을 다시한번 실감하다.




한치도 안되는 사람마음속은 왜 그렇게 변덕이 심한지. 그 또한 참 오묘함을 느끼면서.




오늘도




발밑에 그림자만 쳐다보는 삶이 되지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헉~헉~ 숨가픈 소리도 사라지고




 어느듯


 



소청을 지나고




중청 대청이 보인다.




보통은 무박으로 진행하는 코스이나 이번은 당일코스인 관계로 많이 서두르는 모습이다.




그럭저럭 땀이 범범인채로 중청대피소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마지막 대청을 향해 오른다.




예나 지금이나 바람결에 비뚤어진 나무들은 한결같이 그자리를 지키고,




지난날 그렇게 수차례 다녔건만, 점점 더 힘들어져감은 세월의 무게만큼은 속일수가 없나보다.




심통난 날씨탓인지 공룡도 보일듯 말듯 침묵속에 일관하며,




마지막 오름길 너덜....




선두의 움직임이 보이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모두 모여 대청봉에 태극기 휘날린다.




저 썩어빠진 정치꾼들이 흔들어대는 태극기가 아니라, 조국의 해방을 위해 흔들었던 민족의 혼이 담긴 태극기 말이다.




짓눈개비가 휘날리는 가운데 대청을 뒤로하고 오색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아무리 여건이 어려워도 순리대로 살아간 이 고목들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아름답다.




제발 이 아름다운 세상에, 편협된 이기주의가 나라를 망쳐먹는 망국이 되지않기를 빌어본다. 



16.30분 한계령부터 오색까지 약13km 7시간동안의 산행을 마치고

오늘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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