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북한산(시각장애인산행)

벌거벗은나무 2016. 5. 15. 17:40

20160514 부처님오신날 시각장애인산행(불광역-쪽두리봉-향노봉-사모바위-진관사)



 

긴세월 지나다보니 이젠 하나의 일상일 된듯, 오늘이 아니면 또 한달이 훌쩍 지날것 같아 조금 무리해서라도 함께해 본다.




늘~ 비우는 자세로 임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갈길이 먼듯 마음 한구석은 무거운 한짐 가득하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진정 무엇하고 있는가? 하고  반문을 해보지만 그 대답은 션찮게 돌아올 뿐이다.

마치 높은가지에 집을짓고 아카시아 향을 맏는것 처럼 말이다.......




연일 계속된 강행군으로  몸도 많이 지쳤는지. 발걸음 또한 오늘따라 유난히 무겁다.




그래도 누군가를 위해 함께 한다는것은 하나의 배려요, 작은 희생이다. 




이 좋은날, 수많은 보금자리를 떠나, 아가페적인 사랑은 아니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것이야 말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천해야할 가장 큰 덕목중의  하나 일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 오묘한 "나" 라는 의식이 자기를 먼저 내세우는 교만이 있어 항상 그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래서 소통이 막히고, 때론 미움과 증오로 변해가는 과정이 생기는듯 하다.




너는 오늘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나왔는가?  멀리 여의도가 보일정도로 청명한 날씨지만. 그 대답은




늘 이렇게 멀리 있고...





희미할 뿐이다.




휜 허리를 드러내던 능선은 이제 푸른숲으로 가려지고.




북한산의 차마고도라는 이길도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면 구분하기 어려울정도로 녹음이 짇어간다.




누가 붙여진 이름인지는 모르지만 이름에 걸맞게 대머리 바위만이 그 형체가 분명할 따름이다.




한켠 그늘에 쉬어갈 즈음....





멈추어야만 자세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만나고, 그 속살을 훔쳐본다.




고개들어 먼곳의 비봉에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이고.




크게보면 꿀벌이 꽃에서 꿀을 따는 모습과 별반 다름이 없어 보인다.




그 곁엔 사모바위... 좋은것을 찾아 멀리가듯.




또 발걸음 내 디딘다.




맑고 푸른하늘 만큼이나 저 멀리 백운대와 노적봉도 유난히 뜨거워 보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닥아오는 사모바위는 어딘지 모르게 애절한 느낌이 늘 정겹다.




오늘 따라 푸른하늘에 옅은 힌구름이 한층 더  아름다워 보이고




그 속에 머무는 사람들 마저 슬픔속에 피어나는 꽃처럼 보인다.




사방을 두리번 거리니 높은곳이란 온통, 사람들의 흔적속에




북한산의 잔칫날 같기도 하다.




희미하던 남산타워도 이젠 제법 선명하게 다가오고




솔잎에 송화가루....바람속에 하늘을 날고 있다.




북한산을 병풍삼아 한적한곳에 혼자 머무는 어느 산꾼이 내 마음과 같은 모습 이련가?




그 사이를 지나.




우리의 행렬은 계속되고




그 조촐했던 옛시절, 그저 생각없이  호~ 호~깔~깔~ 거리던 순수한 시절이 조금은 그리워지기도 한다.




세상은 변해야 하지만




사랑하는 맘 만큼은 이 푸른 하늘만큼이나.




늘 청명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오늘도




마음한켠 남아있는 미움의 씨앗들을 몽땅 털어버리고.




내 소견을 내세우지 말며,




미움의 이유가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의 손을 잡을때...




미약 하나마 하나의 완성이 아닐까?




존재를위해 이 척박한 땅에 수 없이 뻗은 이 뿌리들 처럼...................




그 몸부림의 향기를 맏으며,




나의 영혼을 살찌울때.




행복은 거저요, 삶은 아름다워 지리라.




진관사의 노송사이를 지나며




곧게 뻗은 나무사이로 저녁햇살이 강하게 드리운다.




우리는  사랑이란 그럴사한 가면을 쓰고 있는것은 아닌지 돌이켜보며,



사랑은 완성이요, 실천은 경지라 말하고 싶다....!   

왜?

달면 삼키고 쓰면 뺃어내는 인간의 이기적인 습성상

쉽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것도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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