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번의 고통속에 적어도 6개월이상 근신하는 기간이 생겨버렸다.....ㅠ
거의 6개월의 침묵을 깨고
4월의 설경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어둠을 가르며 백운산을 오른다.
늘 숨가픈 촬영일정을 오늘은 하나를 포기하고 오로지 풍경만 담기로 작정해본다.
뺨까지 때리는 거친 눈보라는 어려운만큼 아름다운 풍경이다.
늘 단순해서 좋고 깨끗해서 좋은 설경...
가장 닮고 싶은 계절이다.
깊은 골짜기에서는 나목들의 수없는 대화속에
무슨 미련이 남아 아직 떨구지 못한 잎새하나 꽁꽁얼어 모질게 붙어 있다.
바람에 가지마다 찢긴 모습으로 내려앉은 눈송이들....
살아가는데 너덜난 깊은 상처만큼이나 갈기갈기 찢어진 모습이다.
조용한 설국엔
발자국 내며 걷는 우리들은 오늘의 개척자인가 아님 그저 단순한 몸부림인가?
온통 정지된것만 같은 세상에
밤새 쏟아내던 눈물들 마저 정지시켜버린 눈앞에 현실들.
움직인다는것은 살아 있는것이요
살아 있다는것은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다.
생명의 신비는 참으로 오묘하며 함부로 할수 없는것.... 머지 않아 이또한 깨어나리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어느듯 정상이라는곳에 다다르고,
바람에 찢기다 못해 쌓여버린 하얀눈의 정체성을 바라보며
한번쯤 돌아온길 되돌아본다.
이 좋은세상들..
굿이 내이름으로 못박아 소유치 않아도
이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만족한다.
늘 눈앞에 이익을 쫓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이 아름다움에 더 빠져 살으리라.
멈춘듯 아니 멈춘 현실을 지나
더 깊은곳으로 빠져들고
자연앞에 숙연해진 나는
또 다른 꿈을 꾼다
늘 오르면 내려가야 하는 법칙
수없이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나는 과연 무엇이었는가?
혼자가 아닌 모두가 모인곳에서는 나는
과연 어떤 존재였는지를....
늘 이처럼 혼자 우두커니 정상을 지키는 외로운 이정표가 아니었는가
타협보다는 늘 자기만을 고집하는
유별난 고집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깊이 생각해보지만....
고요한 나의 고집은 그리 나쁜지만은 않은것 같다는 생각이다.
고집이라해도 좋고
바꿔 말하면 개성이요 주관이라 할 수도 있겠다.
철저 하게 얼어붙은 만큼이나.
풀지 못하는 작은가슴을...
이들과 잘 소통이 될리는 별반이다.
그래도 좋다 나는 나다.
나의 존재가 없이 너란 존재도 없기에......
세상에 덮여 보이지 않아도
외롭지도......
춥지도 않다...
이제 조금 있으면 이 모든것이 깨어나리라.
모든것 앗아갈것만 같은 이현실에서
남는것이라고는 바람의 흔적뿐......
머지 않아 이 흔적마저도 지워져 버릴것이다.
그렇게 그렇게 백운봉의 상념은 여기서 멈추고 ...
난 더 깊은 상념속에 빠져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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