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천보산

벌거벗은나무 2017. 11. 27. 18:49


2017/11/27 어느덧 11월도 그 화려한 가을도 끝나고,  하얀 서리발이 아침햇빛에 반짝이고 있다.




강아지풀도 그 푸름 내려놓고 초겨울바람속에, 혹독한 겨울의 시간들을 재촉하고 있다.




밤새 내린 서리는, 아직 떠나지 못한 하얀풀씨들을 꽁꽁묶어놓고




마지막 인사를 하듯. 고개를 푹숙인채 이별을 고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가본지도 참 오래된 도봉산이 희뿌연 연무속에 우뚝솟아 그 기상을 자랑하고,







좌측 한켠에도 수락산이 독수리의 날개를 편모습으로 연무속에 떠 있다.




그런가 하면 한북정맥의 천보능선은 멀리 동두천까지 겹겹이 그 신비함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번 몇차례 걸었던 길이건만.. 오늘따라 왜이리도 아득하고 멀게만 보이는지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내가 변한모습이 느껴진다.




모두가 떠나버린 이시간... 아직도 떠나지 못하고 옅은 바람에 몸부림치는 억새도




그리고 단풍의 그 붉은 오기도....절규인듯 아닌듯 그저 다시오지 않을 짧은 시간속에 머문다.




모든것은 자연의 이치속에 정확하게 맞아 돌아가고 있음을 실감케한다.




수없이 가질려고, 저 높은곳에 오를려고, 그렇게 애써도.




결국은 먼 뒤안길에서 지나간일 일뿐,  그 법칙을 알면서도 오늘하루도 허투이 살아가는 이 미완성의 인간은 죽을때가 되어야만 그 깨달음을 얻나보다.




모든 생명은 빛을 향해 달린다.




우린 오늘도 그와는 반대로 어둠에서 어둠으로 가고 있지나 않나 살펴봐야 할일이다.




버려진 돌들도 모아 성을쌓고,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한다. 너와 내가 없다면 세상은 존재의 의미도 가치도 없다.

그러기 위해선 나 하나로 무너지는 쓸모없는 돌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때론 찍혀서 떨어져 나가도, 그 안에 또 다른세상이 존재한다.




초겨울 서리는 떨어진 낙엽에도. 그리고 나뭇가지에도 세상 공평하게 내려 앉는다. 



내가 불행한것이 아니라.

나 때문에 행복한 사람들을 생각해 볼 일이다.

아무리 물질이 지배하는 세상이라 하지만, 사람의 마음까지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감기로 축쳐진 몸을 털고 모처럼 산에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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