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부 “무등산에 눈은 없었다”
광주 무등산! 오래 전부터 그리던 무등산을 40년 만에, 고교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기억하며 밟아 봅니다. 그 기대속에 저버리지 않았던 무등산 모습, 미흡하지만 모두가 공유하고저 이렇게 올려 봅니다.
기대에 부풀었던 심설의 무등산은, 날씨 검색해본 결과 하늘의 이변이 있기 전에는 없으리라 마음 접고, 예상했던 대로 눈은 없고 약간 흐린 날씨에 봄 내음을 느끼며 증심사를 출발합니다. 어~라! 몸에는 느낌 없이 돌 위에 생기는 빗방울 자욱이 선명해 하늘을 보니 비가 아니라 하얀 눈발이 한둘 내리더니 이내 녹아 버립니다. 질퍽거리는 ~ 비나 오지 말아라~!
중머리재에 올라서니 하늘에 이변이 생겼습니다. 갑자기 내려치는 눈보라가 땀에 흠뻑 적셨던 온 몸을 순식간에 얼려 놓습니다. 아이구 ~하느님 이 미완성 인간의 잘못된 판단을 용서 하소서.....
이내 눈이 쌓여가고 세상은 순간 잿빛을 만들어 버립니다. 오~ 마이갓 땡큐베리 뻬리 망치입니다. 이 사이 어느 곳에선가 흩날리는 눈발을 양념삼아 약간은 늦은 점심을 때우고
1시50분 입석대를 향하는 장불재에 다다릅니다. 지금은 쓸쓸해 보이는 저 빈 의자가 머지않아 때가되면 누군가 힘든사람의 의지가 되어주겠지…….
입석대를 향하는 억새평원을 지나고
희미하게나마 입석대의 자태가 드러납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입석대.. 그 규모가 너무커서 앵글에 다 들어오지를 못합니다.
가히 장관입니다. 저 큰 바위속에 어우러져 삶 누리는 가날픈 생명과 함께, 힌눈꽃의 흑백의 조화가 더 이상 군말이 필요치 않습니다.
광주의 혼이 보이는 듯 합니다....................
입석대를 뒤로하고 천왕봉을 향하여
세찬 바람과 함께 산 능선에 깔린 구름은 순식간에 세상을 바꾸며
작은 봉우리를 또 하나지나
거친 행진을 계속합니다.
하얗게 핀 눈꽃은 잿빛 세상 속에
아름다움은 한층 더하고
얼마 전까지 통제되었다는 서석대로 내려섭니다.
"서석대" 그 웅장함에 눈보라로 모습을 드러내기를 거부한 채 그 느낌만 와 다을 뿐입니다.
보이는 모든 형상이 거의 네모난 직사각형을 한결같이 고집하며 어느 산처럼 뾰족한 기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이제 서석대를 지나 바람이 멎은 내림길, 조용히 침묵을 지키는 고요함이 내리는 가운데
하얀 눈을 이고 병풍처럼 둘러 있는 바위 속에 잠시 숨을 고르며 말없는 그들의 숨결을 느껴 봅니다.
" 무등산에 눈이 없었다" 가 " 아니라 "무등산에 눈이 왔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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