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을을 아파한다.
빛바랜 담장에 축 늘어진 나팔꽃은 허무한 사랑, 덧없는 사랑, 꽃말 그자체이다.
지쳐보이는 나비 한마리.. 여린 꽃잎에 주저 앉았건만, 잘 버티어 내고 있다. 이것이 사랑이요 관계이련가?
아무리 덧없어도, 피어난 존재는 귀한것, 무성한 숲을 헤치고
열심히 뻗어간다.
가을볕 바람속에, 외줄타기하는 너의 모습은, 그저 지금 그대로를 즐기는 멋진 삶인듯 하다.
그런가 하면, 따가운빛 맞아들여 너의 속살을 익혀야 또 다른 너를 부활시키고,
그리고 그 나머진 누군가의 세상의 양식이 되어 세상을 이롭게 하겠지,
이 사냥꾼은 집이 말끔한것을 보니 아직은 이사온지 얼마되지 않은듯하고....
한켠으론 구멍난곳 땜질한것을 보니.. 불청객에 당했거나 아님, 큰걸 잡아먹은 흔적같아 보인다.
내가 가을의 자존심이여~ 집 떠난 낙엽 하나, 의자 모서리에 걸터앉아 고개들어 아우성이고,
한켠엔 벌러덩 누워 요람을 즐기지만...
그것도 잠시, 풍전등화처럼 차가운 시멘트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
아~ 내운명이여 , 누가 내 앞날을 가늠 할건가?
이 가을에 쏟아내는 절개높은 꽃들은 외워도 외워도, 금새 잊어버리는 낡은 기억속에, 그저 이쁘다만 존재할뿐 이름은 모른다.
우얏건 한켠에 지쳐보이는 꽃잎에 나비 모습도 어쩐지 축 늘어진 모습이다.
푸름은 죤거여~ 싱싱하게 뻗은 무리속에 우뚝솟은 잡풀하나, 너가 바로 세상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
그 속에 피어나는 동심들.. 누군가 올챙이다~! 하고 외치니 아이들이 순식간에 모여든다.
아마도 올챙이를 한번도 본적없는 요즘 아이들인가보다.. 우리땐 지천이었는데....저 천진함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동심 그너머 터널엔 우리들만의 그늘을 찾아가는 노심들의 이야기가 한창이다
- 무슨대화가 오고 갈까- ?
이 대화의 주제가 바로 오늘이요..
나의 현재 모습 일 것이다.
누군가는 가을을 걷어들이는 결실의 계절이라고 말하지만, 결국은 떨구어야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이 아픈계절인줄도 모른다.....~!
따사로운 가을햇빛속에 직동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