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에 주변을 잠시 둘러보는 시간들..... 장마철이라 온통 물방울들의 향연이다.
흩어지면 형체마저 상실되는 물의 존재가, 구슬 모양의 동그란 응집이 늘 내게는 신비롭다.
대문 한켠을 지키던 그 많은 능소화도 이젠 모두 떠나고, 덩그러니 남은 한송이 마지막 숨결을 지키며
꽃잎떠난 애처러움에 하늘을 향해 손짓하며 빈자리를 지킨다. 님 떠난 자국이랄까?
애초에 떠나보낼 꽃잎같은 존재는 없이, 열심히 전진하는 넝쿨의 모습이 싱그럽다. 한여름을 지나 가을이 오면 붉어진 너의 모습이 어쩜 한해를 보내는 큰 꽃이리라.
울밑에 채송화~ 어린시절, 집뜰에 유난히 이 채송화가 많아 온통 채송화 천국속에 살던 그 때를 생각하니 동화속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나는 유난히 채송화를 좋아해 매년 화단에 씨를 잔뜩 뿌려도 그 때처럼 같지가 않고 매년 이렇게 빈약하다.
한켠 상추밭 귀퉁이 자리한 부추도 하얀꽃이 한창이다.
고개들어 먼 산 바라보니. .
오늘도 사패산은 슬픈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