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라이딩
17/04/23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첫차에 잔차를 싣고 오늘의 출발지 운길산역을 향한다.
언제부터인가 내소견을 내세우지 않으니 비가오든, 말든 ,
현실을 즐기자는 생각이 비오는날의 수채화가 그려진다.
늘 내가 쉴때 찾는그곳 물의정원은 회색빛아래 그저 우울한 정적이다.
커피숲도 아직은 오픈전이고.
장마비에 그저 틈새의 잔디들 파릇파릇 그 생기를 더해간다.
긴목을 내어빼고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여유로운 모습속에 오리들도 분주하다.
굿은날씨에 카메라는 색갈을 나타내기조차도 힘든듯. 연신 찍어봐도 그저 그게 그것일뿐이다.
유유히 흐르는 강변에 빈의자는 누굴 기다리는듯 쓸쓸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참새 한마리 행여나 부스러기라도 찾는듯 비속을 연신 서성인다.
예상대로 비는 멈추지않고 줄기차게 쏟아낸다.
강은 쏟아내는 비를 말없이 품고,
그 가운데 한 놀이객은 힌 포물선을 그리며 수상스키에 여념이 없다.
춘천시에서 보내온 호우주의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질주의 본능으로 빗속을 달려본다.
어디메쯤 쉬어가는 숨결속에,
잠시 긴호흡 가다듬고, 또 출발,
물안개속에 모습을 바꾸는 북한강은 지금만큼은 신비의 세계속에 머문다.
운무도 힘에 겨운듯 산허리를 끼고돌며
세상을 잠시 허공위에 띄운다.
물안개.........
이런그림들은 늘~ 나를 평안속에 머물게해서 좋다.
강변에 잘 놓여진 데크길
사계절 이 모든것을 즐기기위한
최적의 시설이다.
시간은 정오를 훨씬넘어 춘천 소양호에 이른다.
올때마다 느끼는것이지만 늘~ 정겨운 소양호다
낮은 운무와 물안개로 잘 어우러진 풍경은 비온후 아름다움 그자체이고,
예전에 보지 못했던 다리와 함께 나름 변화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오후2시 약7시간에 걸쳐 90km 정도를 달려온듯 하다. 늦은점심을 마치고
흑탕, 물탕이된 몸을 전철에 싣고,
창가에 흐르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오늘도 행복했노라..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