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소백산

벌거벗은나무 2015. 12. 17. 20:02

 2015/12/16 소백산

기억이 가물가물한 소백산  그 하얀 능선이 잊혀지지않아 컨디션 난조를 무릅쓰고 어려운 발걸음 내 디뎠다.

 

 

들머리에 도착할때 까지 어디에도 보이지 않던 눈이 5부능선을 지날때 즈음부터

 

 

 

 

세찬바람에 얼어붙은 눈보라의 흔적이 나타나고

 

 

 

 

제법 쌓인 눈길을 헤치고 나가는중에

 

 

 

 

멀리 정상부에 하얀 백발이 내려온듯 눈꽃으로 또 다른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땀으로 범범이 된 속옷에  바람이 스치는 순간 한기를 느끼며 

 

 

 

 

벗었던 옷가지들을 다시 챙겨입어야 했다.

 

 

 

 

갈수록 적설량은 높아가고

 

 

 

 

하얀 상고대의 풍경은 온 누리를 덮고 있었다.

 

 

 

 

 

 

 

 

 

하나의 화석처럼 얼어버린 지난 가을의 흔적들도.

 

 

 

 

매서운 바람에 힘겹게 흔들리고 있었다.

 

 

 

 

마지막 가픈숨을 몰아쉬고 

 

 

 

 

능선에 올라선다.

 

 

 

 

거칠것없는 하얀 세상이어라.

 

 

 

 

누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이 풍경들

 

 

 

 

세찬 바람에 입이 얼고 손가락이 얼어 감각이 없어도.

 

 

 

 

이대로 물러설 수만은 없었다.

 

 

 

 

세찬 바람에 요동치는 몸둥아리와 카메라가 하나되어. 흔들림속에 몇장 담아낸다.

 

 

 

 

아득히 저 먼길.

 

 

 

 

긴 감동으로 이어져

 

 

 

 

추위따위는 사라지고

 

 

 

 

연신 훔쳐보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날 아름다웠던 기억이 ,

 

 

 

 

현실로 바뀌는 순간들이다.

 

 

 

 

어느사이 일행은 끝도 안보이고.

 

 

 

 

 

 

 

 

 

덩그러니 혼자남아 온통 소백산을 다 품은듯 하다.

 

 

 

 

비로봉에 다다를 즈음

 

 

 

 

한숨돌리는 일행과 합류하고

 

 

 

 

정상부를 지나 위치상 내리막길로 접어드니 비교적 수월함에 조금의 여유를 찾는다.

 

 

 

 

긴 행렬의 대열의 꼬리에 끼어

 

 

 

 

사방을 두리번 거려봐도

 

 

 

 

이미 중간쯤 접어든  위치에 그 풍경이 그풍경에,  지나온 초반 풍경이 못내 아쉬움에 남는다. 

 

 

 

 

하산 예정시간 관계상

 

 

 

 

 

연화봉은 멀리 바라만보고

 

 

 

 

능선을 벗어난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서서히 상고대는 사라지고

 

 

 

 

찌뿌듯한 하늘에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나무가지들은

 

 

 

 

얼음속에 갇힌

 

 

 

 

빙화가 되어 유리처럼 반짝인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쏟아지는 계곡물사이로  고드름의 합창이 한창이다.

 

 

늘 쫓기는 시간들 언제쯤 더 여유로워질까?

앞만보고 달리는 저들속에,  담아 오느라 늘 허걱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