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도봉산(시각장애인산행)
벌거벗은나무
2015. 2. 22. 20:32
2015/02/21 도봉산 시각장애인 산행
긴 겨울의 끝자락 포근한 가운데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오리한쌍 큰 파문을 그리며 함께하는 의미를 보여주고,
젖은 나무가지들은 그 색갈을 더욱 진하게 머금은채 오늘의 꼭지점이 될 우이암을 가리킨다
길 한켠 발자국 닺지않는곳엔 팽팽한 솔이끼 포낭들이 고개를 내밀고
비는 그칠줄 모르고 연신 내리는 가운데 속옷 마저 땀방울 에 젖어든다.
식사 시간이 되었건만.. 내리는 비로 인하여 간단히 행동식으로 때우고 .......
다시 길을 재촉한다.
추위속에 매말라 있던 묵은 단풍잎도 무거운 몸짓속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그 너머 봉우리는 자태를 보일듯 말듯. 여인의 얼굴이다.
고통이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이란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던가. 이들은 이해한다는것은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수 있지만....
어찌 됐건 함께한다는것 그 자체만으로도 작은 나눔은 될듯하다.
FRIENDSHIP.... 그래 우산을 받혀주는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거야...~!
겨우내 매말랐던 정서가 봄비에 촉촉히 젖어 마음속 눈물처럼 흘러내리며...
한켠 물방울이 보석처럼 빛나는 하루다.
젖은마음에 갈증마저 풀어준 걸죽한 탁배기 한사발이 꿀맛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이여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