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2013/10.18-19 설악산
지난주 공룡능선을 계획하였으나.. 일본여행관계로 한주를 늦추어 여독도 풀리기전에 무박산행을 다녀온다.
체력이 조금은 부담스러웠으나 안내산악회 차량을 이용하는 관계로 여러군데 하산의 선택이 있어 여차하면 중도에 빠질요량으로....
무박은 언제나 그렇듯 밤새 눈도 못부쳐보고 02.30분 한계령을 올라 07.00 긴 어둠속에 중청에 다다른다
일기예보 "맑음" 과는 달리 잔뜩 찌푸린 하늘은 좀처럼 설악을 보여주지 않더니만. 어둠이 세상을 이기지 못한다고
해는 감추어도 빛을 감출수는 없듯.... 설악을 품고 있는 웅장한 구름들의 실체가 드러난다.
언제나 느끼는것이지만 . 깊은산은 비가오나 눈이오나. 어떤 환경에서도 볼거리가 다양하다는것을 익히 잘알기에 오히려 변덕스러운 날씨를 더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쾌청한 아침햇살을 포기한대신... 구름속에 묻힌 설악의 장관을 볼수 있어 은근히 더 좋다는 느낌...
신은 나에게 이런그림을 보여주기위해 그렇게 잔쯕 찌푸리고 있었나보다 하고 감사의 눈길을 보내본다.
어쩜 울적했던 동안의 마음들이 한꺼번에 정리가 되는듯... 참 자연은 이래서 좋은것 같다.
사진이 축소되어 잘 안보이지만 대청봉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천연색의 개미들이 움직이듯 줄지어 내려오고 있다.
시간차속에 변하는 운무들의 모습은 어는 한순간 놓치기도 아까운 장면들...
이제 간간히 고운햇살이 구름사이를 비추고
저 멀리 운해속에 푹 빠져버린 산 봉우리가 마치 설악에 호수가 생긴듯. 천지를 연상케 한다.
이제 서서히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가운데
설악은 세수하듯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09.00 쯤 소청에 도착 아침을 챙겨먹고.
잠시 커피한잔 마시는 동안
산 아래 또 다른 운해를 내려다 보고 있노라니.. 마치 신선이 된듯한 기분....
시야에 보이지 않던 울산바위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마법의성을 연상케하는 전설같은 모습으로
우리앞에 다가오고 있다.
18-19 단풍의 절정이라고 하더니만.. 단풍은 온데 간데 없고 대신 잔설만 남아있고 봉정암에 이르러서야 드문드문 빨간 단풍이 곱게 맞이 한다.
봉정암
봉정암 사리탑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픈 용아장성이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이 언제 한번 올라가볼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감속에 잠시 눈으로 머물러 본다.
이것도 진화인가?
다람쥐들이 사람들곁에 와서 계속 먹이를 받아먹으며 도망가지도 않는다...... 이것을 신뢰의 관계라고 할까?..ㅎ
두리번 거리다 보니 어느새 수렴동계곡으로 접어든듯 하다.
잎새들~ 마지막 화려한 변신을 꿈꾸며.
마지막이 가장 화려하다고 했던가.........? 그 모습 곱게 흔들리고 있었다.
계곡에 높은 폭포는 가는다란 물줄기 쏟아내고
부디치고 깨져도 그 모습 그대로 모여
푸르다 못해 옥빛으로 변해버린 그 모습이 수 많은 낙엽들의 사연들을 품어주고 있다.
내려올수록 짙어져가는 가을색갈...
그 푸르던 오기 떨구어 버리고
한줄기 바람따라 떨어져갈 시간을 재고 있는듯
지나온 시간들 잠시 물속에 발을 씻어보지만 아직은 시린 발끝이 오래버티지 못하고 이내 벗어난다.
무슨 사연이 저리 많을까?
나도 나의 소망을 조그많게나마 쌓아보고 싶지만 어느순간 무너지것이 너무 싫어 그만두었다.
15.30분 거의 13시간 산행을 마치고 백담사에 도착.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