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귀때기청봉
2012/8/7/23.30/ 사당역 10번출구
화려한 빌딩 뒤로하고. 하늘 가까운 천연빌딩 귀때기청봉, 귀때기속으로 출발한다
이렇게 잘 다듬어진 길이 아니라. 거칠데로 거칠어진 너덜과. 제멋대로 생긴 천연계단
그곳에는 이런 화려한 불빛도, 그리고 나를 태워줄 차도 없다. 모든것은 나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것 외에는..
새벽04시50분 먼동이 틀 무렵.. 한계령 삼거리를 지나 귀때기를 향할즈음에 가방속 카메라를 꺼내든다.
오늘의 태양이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고 숨겨진 것들을 벗겨낼 채비를 서두른다
밤새 봉우리를 품고 잠자던 운무가 부드러운 포옹속에 살포시 모습을 드러난다.
난 이런 풍경이 좋아 은근히 기대했으나, 기대치는 아니지만 이 나마 볼수 있어 다행이었다.
신비와 평온 속에 머물면서....더 가까이 보고픈 인간의 욕망과 함께 발전된 망원으로, 멀리서도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어 좋다.
05.25분 동녘에 약간 짙은 구름으로 멋진일출은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슬며시 얼굴을 내미는 태양이 예사롭지가 않다
05.27분 오~호 이런~!!!!! 잠시 셋팅을 바꾸고 숨을 죽이며 태양을 겨냥한다.
5시27분 순간 세상 모든걸 태워버릴것 같은 불덩어리 모습으로 용트림 하는 구름 사이를 힘차게 솟아 오른다.
기대했어도 좋았을걸~ 기대하지 않아 더욱더 아름답고 신비롭지 않았나 싶다. ~ Amazing Grace~~~!!!
당겨진 망원을 풀고 인간의 시야로 돌아온다. 불과 1분사이 솟아버린 오늘의 태양이다.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듯 아침햇살은 설악을 깨우고
찬란한 그 모습 온전히 드러내며, 고운 빛~ 내림으로 세상을 평정 한다.
음과 양의 조화로 형태가 분명해지고
분명함 속에 모든것을 구분한다.
세상을 깨우는 붉은 햇살이
마치 낙엽이 물드는 여느 가을처럼 따사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깨어버린 세상에서
어둠속에 숨차게 올랐던 발자취를 뒤돌아 보며
앞으로 가야할 먼 길을 가늠해본다
잘 닦여진 길이 아니라. 수많은 너덜~ 아니 인생사와 비슷한 산길 .
와중에 무거운 카메라는 나의 욕심을 채워줄 도구로 아이 하나 품은 만큼 부담스럽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는가? 뭔가 얻기위해서는 이쯤 고생이야 당연하것 아닌가 ..!
너가 있기에 이렇게 소중히 담을수 있지 않은가? 공룡과 용아를 눈부신 햇살과 마주한다.
쥔장 잘못만난 카메라는 쉴사이가 없다.
밤 사이 어둠속에 지나쳐 버린 숨죽인 꽃들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반기며
아침햇빛~! 가장 좋은 빛을 머금으며 피어난 예쁜 야생화들 ~!
고운 자태 한껏 뽑내고 있지만
사실 난 이름도, 성도, 잘 모른다. 단 예쁘다는것 만으로 족하다.
아쉬움의 뒷켠에 아직도 남아있는 운무를 한번더 살펴보고
어느덧 귀때기청에 다다른다...~!
사방을 둘러봐도 막힘없이 탁~트인 곳 과연 설악의 모든 소리를 담을수 있는 귀때기라 할수 있겠다.
굽이 굽이 뻗은 능선은 마치 거대한 갈비뼈와 같은 형상이라고 표현한 어느 지인의 말에 수긍이 간다.
멀리 뽀쪽한 것이 안산 이고,
그곳이 앞으로 계속 가야할 방향임을 물어서 알았다.
이제 잡은 귀때기 손놓고 갈길을 재촉한다.
위 사진에서 저 멀리 앞서가는 선두팀 당겼 보았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했던가? 사람도 산보다 아름답다..............^^*
저기 보이는산이 안산이구 우리가 지금 그 방향으로 가는거야~~! 라고 열씨미 설명중
먼길 외롭지 않게,걸음 걸음 아름다운 꽃들의 반가운 인사다 "미역취"
잘은 모르지만 앞으로 나오는 야생화 이름은 아는대로 적어 본다 물론 틀리수도 있다
"종덩굴"
흰송이풀
내가 너를 모르는데 네가 나를 알겠느냐? 하여간 이쁘다.
애는 볼일다 보고 벌써 열매를 맺었다. 속도위반인가? 누군가 딱지 발부하겠지.- 일단 내가 엘로카드한장-
모시대
몇장 찍다보니 어느사이 대열과 많이 멀어졌다. 좌측능선에 하얀점들이 중간그룹인듯.....민폐 안끼칠려면 헉~헉~ 달려가야 한다.
"동자꽃" 그래도 어쩌랴 목적이 그림을 담기위해 온 사람이 그냥 지나칠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산행중 촬영은 그리 쉽지는 않다. 시간에 쫓기는 거친 호흡은 여전히 수전증 증세로 남아 사진이 흔들리기 일수다
특히 접사촬영은 삼각대를 사용 하지만
있지도 않지만, 무거워서 가져 갈수도 없고 또 펼 여유도 없다. 그러다 보니 한 두장찍고 나면 항상 후미로 쳐진다.
그러다 보면 서둘러야 하고 또 달려야 한다. 그러다 또 어느순간 병풍처럼 펼쳐진 풍경앞에 또 멈춰선다
풍경도 때론 접사처럼 당겨 볼때.. 우리의 시각에서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비교 해보시라 위사진의 우측 끝 부분이다.
잠시 숨을 고르며, 고개돌려 지나온 귀때기청봉 과 너덜을 한눈에 바라본다.
새 며느리 밥풀꽃
잔대꽃?
"솔나리"
우연찮게 역광 촬영중 한마리의 벌이 모델이 되어 주었다.
산꿩의다리
알았는데 까 먹었다. 어릴때 잊어버리면 무쟈게 혼났지만, 지금은 뭐라할 사람이 없어 좋다... 아 ~ 이 자유~
산중나리
선이질풀
"산오이풀" 하나 하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름답지 않은것 들이 없다
그렇듯. 세상엔 필요없는 존재란 없나보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 우리는 자기의 가치가 소중함을 자각한다.
가는다리장구채
홀아비 바람꽃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을까? 갑자기 그 의미가 궁금해진다 암튼 할미꽃이라도 만나렴~!
에델바이스(솜다리) 사실 난 에델바이스 노래는 불렀어도 이 꽃은 첨 봤다. 화려하지 않은 너의 모습 참~이쁘다. 나랑 사귈래?
난쟁이바위솔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넘 아름다웠는데. 딱 한번밖에 보지 못했다. 벼랑에 있어 여러각도로 찍지못해 아쉬움이 남아 있는 사진이다.
너 나 모르지? 나도 너 모른다......^^&
? 우라질 ~아는것보다 모르는게 더 많다 애는 위에 꽃과 같은꽃이다. 단 빛의 각도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
접사가 재미있는 것이 찍을때 보이지 않던것이 찍어놓고 보면 보이는 것이 더 재미있다. 꽃술안에 작은개미 모습 처럼...야~ 깊은곳 훔쳐 보지말고 그만 나와~ 딱 걸렸스~~!!
더 이상 색다른 꽃은 눈에 띄지 않았다.아니 발견을 못했을 수 도 있고 또 같은 종류지만 자세가 다른건 다 생략.....
다시 급하게 내려꼿는 깊은골에 공룡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능선에 시선에 잡히고
금새라도 쓰러져 무너질듯한 모습에도 불안하지 않고, 아름답게 보이는것이 자연의 조화요 신비가 아닌지 모르겠다.
멀리 놓은 봉우리들, 세월의 흔적이 곱지만은 않은듯 할킨 자국을 드러내며 높은것이 다 좋은것은 아님을 암시한다.
저 하나의 삼각꼭지점을 유지 하기 위하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용하고 다스려야 하는지를 자연의 이치에서 다시한번 배운다
인생은 바람에 흘러가는 뜬 구름이라 했던가? 그래서 인생도 아름답다.
멀리 산등성 너머 흰구름 말없이 흘러가고 서로 휘감고 돌아가는 멋진그림을 그려낸다
그저 속내를 들여다보고픈 인간의 호기심 발동~!.위 사진의 좌측봉우리 부터 쭉~ 당겨서 그 속사정을 훔쳐본다.
이번에 조금 가까운 우측 봉우리~ 역시 뜬구름이여~! 그 속에 머물러서 어찌 이 모습을 볼수 있을까?
멀리는 큰산을 바라보고,
가까이는 아름다운 꽃들을 볼수 있고 다 취할수 있느니
이 모든것 다 내거라 해도 누가 나무랄 것인가....! 등기부 등본은 세상 짐 꾼들 한테나 필요 한 것일듯
오늘부터 귀때기청는 내거다.. 발도장 찍고 꾹 찍었당.....^^*& 단 누가 가져도 이의 없음./난 세상에 제일 부자다~!
"금강초롱" 높은 빌딩 호화궁전 가질려고 억지부릴 필요도 없다. 세상 모든것이 나의 것일진데. 부족함이 무엇인가? 이 척박한바위틈 에서도 귀한 꽃이 피지 않는가?.
때가 되면 시들고, 피고, 열리고. 거두는, 순환의 역사다. 애써 억지로 취하려 화를 부르지 말자.
때론 독불장군처럼 홀로 솟아오른 바위들도 있듯이. 우리 세상사도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들도 있다.
저 구름이 높은 봉우리를 감싸듯.. 소리없이 남을 배려한다면... 이렇게 보기 좋은 한폭의 그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산에 와보면 이름 모를 풀,꽃들 하나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들이 없다.
하물며 사람이야 이 보다 못할까? 여름에 그늘을 만들고 때가되면
모든것 떨구어버린 벌거벗은 나무는, 언젠가는 이처럼 영원한 고목이 되어도 영원한 나목 이기를 바라는 모두의 염원이다.
나는 너를 아는데,,, 너는 나를 모른다고하면, 인연이 아닌, 우린 이미 존재의 가치 잃어버린 쓰레기가 아닐까?.
회목나무 .
저 아름다운 풍경들이 거저 이루어졌음은 아닐것이다. 자연의 공조속에 인고의 세월속에 깍이고. 파이고 문드러져 다듬어진 결과물 일 것이리라.
누군가 다리를 놓아 안전하고 편하게 건너듯이.
희생과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은 분들이 계시기에 아름다운곳에 머물수 있음을 감사한다
난 무의미 한것은 싫다. 붓 대신 잡은 카메라, 한장한장 숨결있는 예술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배우고 노력할 뿐이다.
오늘도 귀때기청 정복이 아니라. 무얼 어떻게 담아왔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느낌도.......
그 많은 사진들 담아왔어도 버릴것이 더 많고 막상 버리는 일이 더 힘들다. 이번에도 230장을 버렸다.
한편 많은 그림을 담아왔지만 한편으로는 놓친것도 많다.
여는때처럼 인물사진이 없는것은..컨디션이 나쁜것도. 무슨날 이어서도 아니라...많은것이 펼쳐져 그들을 담기 바빴던 것뿐이다.
또한 사실 나에겐 인물촬영이 더 어렵고 힘들다. 하물며 풍경도 버리기 어려운데..남의 얼굴은 말 할것도 없다.
십이선녀탕~! 내려오면서..천혜의 자연에 또 한번 놀란다. 내가 들어가 있으면 그냥 하늘사람이 될 듯하다....
그러나 때가 많이 묻은 속세 인간의 양심 소리가 어림~ 택~도 없는 소리하지 말라꼬~ 귀전을 때리고 한번 더 때린다.
그래서 일까? 근접 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위험도 느낀다. 아~ 북숭아탕. 복숭아먹구 .. 풍덩 하고 시퍼라...~!
12시간..정신없이 찍구, 뛰고, 걸었더니. 돌뿌리에 채이고 또 채여. 발가락이 아프다. 허리가 잘 펴지지 않는다.
삐질삐질 흘린 땀냄새~.요기 낮은곳 푸른물에 행궈내고. 물 꾹짜서 돌아선다.
무엇이 아쉬웠는지,시간을 붙들어 매고 싶었는지, 8년 동안 동거해온, 낡아빠진 시계하나 여기다 떨구어 놓고 혼자 돌아왔다. 미안하다 시계야~! 묵념~!
귀때기야 귀 막아라.................~!
나목............